안희두 백령도 여행기 4 바다 위의 앙코르와트 두무진

김보희 | 기사입력 2020/06/24 [08:28]

안희두 백령도 여행기 4 바다 위의 앙코르와트 두무진

김보희 | 입력 : 2020/06/24 [08:28]


 

 

I. 두무진 유람선 여행

 

19971230일 국가 지정 명승지 제8호로 지정된 두무진 해안(백령면 연화 3리 해안지대)은 기암절벽이 많고 푸른 바닷물과 어울려 아름다운 비경을 이룬다. 주로 사암과 규암으로 되어 있으며, 층리(層理)가 잘 발달하였고 오랫동안 파도와 비바람에 깎인 해안 절벽과 기암괴석이 금강산의 만물상처럼 솟아 있어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린단다. 두무진이라는 이름은 뾰족한 바위들이 많아 생긴 모양이 마치 머리털 같다고 하여 두모진(頭毛鎭)이라 부르다가 후에 용맹한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는 형상과도 같다 해서 두무진(頭武津)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항구를 빠져나가자 물결이 일기 시작했고 선원들이 쫓아와 선실 안으로 쫓겨 들어갔다.

  

두무진 해상관광은 백령도 여행의 백미다. 백령도를 오면서 그렇게 멀미에 시달리고도 주저하지 않고 유람선에 올랐다. 두무진 유람선 선착장을 떠나 시계 반대 방향으로 천안함 위령탑 아래 근처까지 백령도 북서쪽 4km의 해안선이 온통 기암괴석들로 바다에 병풍을 치고 있었다.

 

 뱃멀미로 유람선 승선을 포기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1612(광해군 5) 이대기(李大期)백령도지(白翎島誌에서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로 풍광이 빼어난 선대암, 촛대를 연상케 하는 촛대바위, 형제가 나란히 서 있는 듯한 형제바위, 일 년 내내 긴 코를 바다에 담그고 바닷물만 마시는 코끼리바위, 심청이가 환생하여 돌아올 때 탔던 잠수함바위 등 선장의 구수한 사투리가 섞인 설명에 눈길을 옮겨 가며 탄성을 내지르고 있는데 천안함 위령탑 근처에서 배는 되돌아 시계방향으로 항구를 향해 내달린다. 파도가 높아 물결이 유람선 갑판에 뛰어올라 밖에 나가지 못하고 사진도 제대로 촬영하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그래서 20074월에 찍은 사진을 소개한다

 

 2007년도 백령도 두무진 유람선, 가운데가 필자

 

 두무진 선대암(2007)

 

 숨은 그림 찾기(2007)

 

 두무진 코끼리바위(2007)

 

 

모두가 서서 회의를 하나?(2007)

섬을 둘러싸고 있는 웅장하고 기개 넘치는 기암괴석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오른 바위들이 스크럼을 짜고 있다.

 

 해안침식 절벽에서 해식동굴을 거쳐 시 아치(sea arch, 독립문처럼 암석 기저부가 뚫린 다리 모양의 파식지형)로 변하고, 시 아치가 세월이 흐르면 시스택(sea stack, 암석이 파도의 침식을 차별적으로 받아 만들어진 촛대 형태의 지형, 앞서 용트림바위)이 된다. (2007)


J. 두무진 트레킹 투어

두무진 트레킹 투어,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 20074월에는 유람선만 타고 갔기에 아쉬움이 컸다. 이번 여행에 두무진 유람선과 트레킹이 함께 있어 얼마나 기다리고 행복했는지 모른다.

 

백령도는 귀신, 도둑, 신호등이 없는 3무의 섬이란다. 귀신은 해병대가 잡아서 없고, 도둑은 섬이라 도망가지 못해 없으며, 신호등은 서로 배려하며 양보하고 살아가는 섬이라 없단다. 실제로 그런가 찾아보려다 이내 잊어버렸다.

 

 선대암 일부 / 시루떡 같은 겹겹의 시간의 지층이 쌓인 신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백령도 연화리 두무진> 안내판이 있는데, 그 내용을 옮겨본다.

두무진은 장군의 머리 같이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두무진 암석에는 얕은 바다에서 쌓일 때 생기는 물결무늬 자국과 폭풍에 의해 생기는 작은 구릉 같은 퇴적구조가 관찰되므로, 수심 50m 이내의 얕은 바다에서 퇴적된 것으로 추정한다. 두무진 암석은 무려 10억년 전에 모래가 바다에 퇴적되었던 것이, 깊은 땅속에 묻혀서 강한 압력을 받아 규암으로 변한 다음 다시 지상에 올라온 것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다양한 변화를 받았음에도 퇴적 당시의 모양과 특성을 간직하고 있고 경관이 아름다워 명승으로 지적되었다.

 

 

 

글을 읽다가 무심코 심청이가 떠올랐다. 공양미 300석에 팔려와 인당수에 제물로 던지어져 바다 깊숙이 내려갔다가 국민청원에 힘을 받고 새롭게 다시 떠오른 심청이, 두무진의 잠수함바위를 타고 백령도에 환생했다.

 

 형제바위 / 바다 위에 모습은 떨어져 제각각이지만 처음엔 하나였다가 숱한 세월 비바람에 마모(磨耗)되고 파도에 깎여 나가 둘로, 넷으로, 갈라져 나가며 기괴한 형상의 바위들이 수도 없이 늘어서 있다. 이런 절경은 신이 아니면 결코 만들 수 없었을 것이고, 아마도 그 신은 '늙은 신'이었을 것이다고 이대기는 말한다. 그만큼 세련된 손끝이 아니고서는 결코 저런 경관(景觀)을 만들어 내지 못했으리라.


조금 오르자 절벽 50m 아래 선대암과 형제바위가 내려다보였다. 지층이 지표면에 노출된 후에는 파도와 비바람에 깎이고 쓸리며 오늘날의 모습이 됐다. 기암은 붉은빛 도는 주황색, 흰색, 회색 등 색이 다양한데 풍화가 진행된 부분은 주황색, 새의 배설물이 묻은 부분은 흰색을 띤다

 

 섬을 둘러싸고 있는 웅장하고 기개 넘치는 기암괴석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올라 있는 바위들 틈으로 파도처럼 들락날락하며 켜켜이 쌓인 시간의 지층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우리는 언덕에서 바다까지 50m 절벽 세 곳을 내려갔다 올라오기를 반복했다. 어쩜 비슷한 것 하나 없이 색다르게 조각을 했을까. 이곳 수심도 만만치 않을 텐데 달은 서해를 들었다 놓았다 하며 바다를 흔들고 파도를 일으키며 수백 수천 개의 동굴을 만들고 바람은 동굴을 파고들 때마다 관악기가 된다. 그러면서 또다시 바다는 파도를 앞세워 기묘하게 바위를 다듬고 동굴을 파면서 완벽한 화음을 만들어 낸다. 그뿐인가, 세월은 비바람을 몰고 와 절벽마다 깎고 또 다듬으며 시간의 나이테를 심었으랴

 

 나무 데크 아래엔 숨어 있는 돌고양이인가?


우리 사남매도 오랜 세월의 풍파에 시달리면서 이마의 주름살은 깊은 골로 패여 바위와 닮아가는 인생 60년 지나온 과거를 돌이켜 회상하면서 비록 계단은 가파르고 아찔하지만, 바다까지 내려갔다가 언덕 위로 오르고 다시 내려가다 오길 서너 번 하며 행복한 하루였다. 엄마의 가슴은 서해보다 얼마나 깊고 넓게 우리를 보듬었으랴.  

 

 계단이 많아 힘들 것 같은데 구름을 타고 다녔나 힘들었던 기억이 없다.


백령도 두문진은 10억년 전 얕은 바다에서 쌓인 사암층이 지하에서 압력을 받아 단단한 규암으로 변성된 후 다시 떠오른 것이다. 5~10억년 전 원생대의 이야기다. 물결무늬, 사층리 등의 퇴적구조를 잘 간직하고 있으며, 바닷물의 침식 작용으로 해식동굴·해식애(海蝕崖) 등이 잘 발달해 경관이 매우 우수하여 2019710일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시루떡 놓고 고사 드리는 중.


백령도 두문진

누가 말 했는지?

억겁의 세월이 빚어낸

'바다 위의 앙코르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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