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잘 어울리는 백두산 天池 (안희두 백두산 여행기 4)

김보희 | 기사입력 2019/11/05 [10:16]

이름이 잘 어울리는 백두산 天池 (안희두 백두산 여행기 4)

김보희 | 입력 : 2019/11/05 [10:16]

 

 

[뉴스투나잇] 여행 3일차인 920일 새벽 4시에 모닝콜, 430분부터 식사를 하고 5시에 백두산 등산에 필요한 물품만 챙겨서 출발했다. 우리가 대련에 도착한 엊그제, 백두산에 첫눈이 내렸단다. 가이드가 백두산에서 날아온 동영상을 살짝 보여주었는데, 제법 눈이 쌓였던 것 같아 미끄러울까 걱정이다. 아이젠을 챙긴다고 했는데, 깜빡하고 집에 두고 왔다. 그리고 어제 최저기온이 영하 6였다니까 춥지 않도록 옷도 챙겨 입었다

 

 2019920일 백두산 천지

  

영국을 여행하다

한라산 높이는?

1,950m

백두산 높이는?

2,744m

그렇게나 높아요?

 

가이드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자신 없이 2,474던가 대답했더니

금방 300m나 줄여요?

따끔한 채찍에

한없이 부끄러웠다

 

 2010714일 천지 모습이다.

    

걷기에도 점점 불편해지고, 앞으로 좋아진다는 희망은 없다. 그래서 죽기 전에 내 발로 걸어 아내와 함께 백두산 천지를 보려고 가고 있다. 퀴즈를 풀어가듯 자동응답기처럼 자신 있게 대답하던 백두산 높이도 이제는 자신이 없어 듬뿍 줄인 죄라도 조금 사하려는 마음도 없지 않았다.

 

 2010714일 고산화원 모습

 

백두산 높이도 한국에선 2,744m이지만, 북한에서는 2,750m로 각기 다르다. 남한은 인천 앞바다를 수준원점으로 하고, 북한은 원산 앞바다를 기준으로 하므로 다르다는 것을 여행 자료를 수집하면서 처음 알았다. 백두산 최고봉은 북한에 속해있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2,749m를 인정한다고 한다.

 

 산봉우리 너머 흰 구름도 단체로 천지에 소풍 오나 보다.

 

삼국유사에서는 백두산을 태백산(太伯山)이라 불렀다. 환웅 천황께서 무리 3,000명을 거느리고 박달나무 아래에 내리시어 신시(神市)를 연 곳이다. , 한민족의 발상지요 개국의 터전으로 숭배돼왔던 민족의 영산(靈山)이다. 백두산이란 명칭은 고려사에 광종 10년에 여진족을 압록강과 백두산 바깥쪽으로 쫓아내어 살게 했다는 기록이 있단다. 백두산 일대에서 유물이나 유적이 발견된 적은 없다. 이따금 불을 뿜어내어 인간의 접근을 거부하는 성역으로 출입과 거주가 금지되었을 가능성이 크단다

 

 악어가 백두산을 향해 기도를 올리는 것 같다.

  

세 번째 온다고 어찌 잠을 편히 자겠는가. 잠을 설치는 게 당연하다. 애초 도시락으로 예고되었으나 따듯한 새벽밥을 먹고 5시 정각 버스는 호텔을 출발했다. 가이드가 오늘 일정을 설명하려다 본인은 물론 전체 여권과 입장권을 호텔에 놓고 온 것을 알고 곧바로 돌아섰다. 백두산에 입장하려면 반드시 입장권과 여권이 필요하단다. 그리고 입장권에는 출입 시간이 오전 8시로 적혀있다. 빨리 발견하길 다행이지 크나큰 낭패를 볼 뻔했다. 여권과 쪽지 같은 입장권을 받았다.  

 

 그 소중한 백두산 입장권이다.

 

고속도로에서 승용차는 100/h이지만 버스는 최고속력이 80/h를 준수해야 한다. 어기면 운전자에게 벌금이 많고, 면허증이 취소될 수도 있어 빨리 가자고 말을 할 수도 없단다. 호텔을 출발한지 90여 분을 달려 휴게소에서 잠시 멈추었는데 하늘은 맑고 쾌청하였다. 휴게소에는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과 아침 식사를 하는 사람들로 붐벼 빈자리가 없었다. 15분 정도 쉬었다가 출발했는데 송화강 물안개가 일어나는 모습을 보니 안개라는 걱정거리가 늘었다. 송화강 물안개뿐만 아니라 아예 안개 속을 버스가 달린다. 아주 심하지는 않기에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혹시라는 단어가 자꾸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중국에 고속도로 이용료가 비싸 주차장마다 텅텅 비어있다. 하늘은 쾌청이다.

 

 송화강에 물안개가 일어나는 모습

 

가이드는 여러 차례 백두산 관련 이야기를 했다. 가을에 보는 천지가 최고 좋은데, 1년 중 90%는 흐린 날씨이기에 눈까지 내리는 천지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꿈을 부풀리다가도 이내 꼬리를 내민다. 흔히 3대가 덕()을 쌓아야 천지(天池)를 볼 수 있다고도 하고, 확률로 100번 오면 두 번 천지를 볼 수 있다고도 하며, 100명이 오면 앞에 2명만 본다고 하여 백두산이란다. 또한 백두산 천지를 올라오고도 못 본 사람이 천지라 천지란다. 같은 팀에서도 앞서 올라온 사람은 천지를 보았는데, 힘들어 뒤에 쉬면서 온 사람은 못 보고 엉엉 울다 하산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백두산은 기후변화가 심해서 맑다가도 구름이 끼거나 비가 오는 일이 많아 정상까지 오르고 나서도 천지를 못 보고 돌아가기에 가이드는 맑은 날 천지에 오르면서도 오늘 천지를 볼 수 있다.’라고 단언하지 않는단다. 또한, 가이드는 천지에 관한 일정은 바꾸지 않는단다. 못 보면 가이드 탓으로 돌려 원망이 크기 때문이란다.

 

 8시에 입장하려 대기하는 사람들

 

 여권과 함께 입장권 검사


746분에 백두산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첫 번째 주차장에 도착했다. 벌써 대기하는 사람으로 만원이었다. 8시 정각 개표가 시작되었고, 도떼기시장을 방불케 했다. 우리 일행은 20인승 정도의 미니버스에 함께 배정되었다. 아뿔싸! 멀미약을 호텔에 놓고 왔다. 끝부분에 승차했는데 앞쪽 좌석이 비어있었다. 일행이 양보를 해주신 거다. 참으로 고마워 눈물이 났다. 815분경 셔틀버스는 출발했고 울창한 숲속에 고속도로를 달려 850분경 두 번째 주차장에 도착했다. 2010년도에 왔을 땐 관광버스가 여기까지 왔던 것 같다.

 

 2010714일 사진


사진을 찍을 틈도 없이 관리동을 거쳐 5분 정도를 걸어 올라가 줄을 서고 다시 다른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95분경 출발했는데, 20여 분 지나자 멀리 백두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산꼭대기가 눈이 쌓인 것처럼 하얗다. 서파 바로 밑에 있는 주차장까지 달리는 동안 백두산 정상의 하얀 돌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드디어 945분에 주차장에 도착해 화장실에 갔다가 주의사항을 들었다.  

 

 중앙에 나무 왼쪽이 백두산 정상(버스 안에서 촬영)

 

 좌측에 백두산 정상이 보인다. 겨울이 다가오는데 차량 보호벽이 많이 파손되었다. (버스 안에서 촬영)

 

 백두산 정상부가 이름 그대로 하얗다. (차 안에서 촬영) 화산 폭발로 회백색의 부석(浮石)들이 산정을 덮고 있다. 또한, 1년 중 9개월 이상 백설로 덮여 있단다. 그래서 머리가 하얀 산, 백두산(白頭山)이라 부른다.

 

 백두산 서파 마지막 주차장, 이제 1,442개 계단을 밟으며 오른다.

 

백두산 서파 주차장은 해발 2,200m이고 천지를 볼 수 있는 능선 높이가 2,740m이니까 520m1,442개의 계단을 밟으며 올라가야 한다. 계단은 돌로 된 부분도 있고 나무로 된 부분도 있는데 걷기에 좋게 만들어 놓았다. 현재 시각 950, 오르는데 40, 자유시간 20, 하산하는데 40, 그러니까 1130분에 모여 식당으로 이동한다. 계단을 오르며 앞뒤로 돌아보고 사진도 찍으며 올라갔는데 40분이나 걸렸다. 천지를 보러 왔는데 다리가 아프다면 걱정하지 마라, 가마가 있다. 중간에 이용해도 요금은 같으니까, 처음부터 타고 편히 가란다.

 

 오르는 길은 붐비었다.

 

 1035번 계단, 아직도 1442-1035 = ?

  

천지다!

푸른 하늘 한가운데 푸른 연못

천지(天池)라는 이름이 정말 잘 어울린다.

 

백두산 천지를 보면

온몸에 정기가 솟구친다

머리카락이 하늘로 뻗는다

 

천지를 헤엄치는 흰 구름

광야를 가르는 고구려의 기상

한라에서 백두를 넘어 만주벌판까지

  

!

 

 저기가 거긴데, 천지 메아리가 들리지 않는가요?

 

 백두산 천지 (2019920일 오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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